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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처음 온 외국인들에게 가장 인상적인 점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물결치듯 쏟아지는 오토바이를 꼽는다. 도로 위를 열심히 달리는 오토바이들의 모습은 베트남의 역동성을 흠뻑 느끼게 한다. 특히 러시아워 때는 온 도로가 오토바이로 가듣 메워져 마치 오토바이 퍼레이드를 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또한 여성들이 매연과 뜨거운 자외선을 피하기 위해 헬멧과 선글라스, 마스크에 긴 장갑까지 완전무장을 하고 도로 위를 누비는 것도 재미있는 장면이다.
 
베트남통계청에 따르면 2009년말 기준 약 2, 900만대의 오토바이가 등록되어 있는데, 말하자면 전국민이 2.96명당 1대 꼴로 오토바이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들어서는 부동산, 자동차 등에 밀려나긴 하였지만 오토바이는 한때 부를 상징하는 척도이기도 했다.

베트남에는 오토바이를 조립 생산하는 기업이 50개 정도 있다. 외국 투자기업이 6개사, 현지 기업이 44개사로 현지 기업은 주로 150cc 이하의 스쿠터나 소형 오토바이를 생산하고 있다. 오토바이 가격은 적게는 300불에서 많게는 10,000불 이상까지 천차만별이며, 사회적 지위나 소득수준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가격대의 오토바이를 선택한다. 도시 서민들의 경우, 자신이 원하는 오토바이를 구매하기 위해 약 1년간의 월급을 모은다고 하며, 직장인들은 할부로 오토바이를 구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베트남에서의 오토바이는 사람을 태우기도 하지만 물건을 나르는 데에도 많이 쓰이는데, 오토바이의 좁은 뒷좌석에 과일이나 야채는 말할 것도 없고 TV, 냉장고 등의 전자제품도 거뜬히 싣는데, 심지어는 소나 돼지 등 동물까지 실어서 배달하기도 한다.

아열대 기후라서 비가 많이 내리는 베트남은, 빗발이 쏟아지기 시작하면 도로 위의 수많은 오토바이들이 일제히 멈춰서서 안장에 미리 준비해둔 비옷을 재빨리 착용하는 모습도 자아내는데, 오토바이는 비옷, 수건, 수리공구 뿐만 아니라 개인의 중요한 물건도 잠시 보관해 두는 사물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젊은이들에게는 드라이브, 데이트를 비롯하여 온갖 자유를 만끽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해가 지면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호수 주변에는 젊은 연인들이 모여 오토바이 위에서 데이트를 즐긴다. 돈이 부족한 젊은이들이 마땅한 데이트 장소를 찾지 못해 호숫가 주변에 오토바이를 주차해 놓고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운다.

이렇듯 오랫동안 베트남 사람들의 교통수단이자 운송수단이고, 생계수단이면서 쉼터로서의 기능을 담당해 온 오토바이는, 지금은 오히려 정부의 대중교통수단개발을 더디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고속도로에서 교통의 흐름을 방해하고, 오토바이에서 나오는 매연은 주요도시 대기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어 베트남이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숙제거리이다.

글: 호치민 한국 총영사관 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