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관광지로 각광 받는 베트남-베트남 달랏 팰리스GC. 세계 100대 골프장에 선정될 만큼 훌륭한 골프장이다.(사진 한정수)
7,8월이면 골퍼들의 마음은 설렌다. 휴가철에 좋아하는 골프를 원 없이 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쯤 골프 스케줄을 짜며 즐거운 상상을 하는 골퍼들도 많을 것이다. 제주도나 중국으로 가 신나게 골프 칠 생각을 하면 입가에 작은 미소가 번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스케줄을 짜면 짤수록 미소는 쓴웃음으로 바뀔 터. 한 번이라도 여름 휴가철에 제주도에서 골프를 쳐 본 사람이라면 잘 알 것이다. 제주도 항공권이 얼마나 구하기 힘든지를. 거기다 숙박을 비롯해 여타 비용이 얼마나 많이 드는지를. 그린피가 비싼 건 말할 것도 없다.

중국에 있는 골프장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보다 값싸게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소문 때문에 국내 골퍼들의 중국행이 많아져 괜찮은 골프장은 이미 예약이 찬 상태다. 운이 좋아 부킹에 성공해도 티오프 간격이 5분이 되지 않을 때가 많다. 즐겨야 할 골프를 쫓기면서 하기 일쑤인 것이다.

그렇다고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요즘 들어 부쩍 골퍼들 사이에서 각광 받는 골프 휴양지가 있다. 태국, 필리핀, 캄보디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다. 이 가운데 골퍼들이 한결같이 최고로 꼽는 나라가 베트남이다.

최고급 골프장을 저렴하게 즐긴다

베트남 골프장의 가장 큰 장점은 싼 비용으로 최고의 그린 상태에서 느긋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호치민시에서 승용차로 50분 거리에 있는 최고급 골프장인 롱탄GC를 살펴보자. 롱탄GC의 캐디피를 포함한 평일 그린피는 60달러(약 5만 4천 원)다. 휴일은 80달러. 클럽하우스 식당에서 고급 뷔페로 식사를 하고 그늘집에서 아무리 음료수를 많이 마셔도 1인당 비용은 80달러를 넘지 않는다.

롱탄GC는 최근에 생긴 골프장답게 시설이 한국의 웬만한 골프장을 뛰어 넘는다. 클럽하우스 입구에서부터 길게 늘어선 대리석의 행렬은 천국으로 가는 길처럼 느껴진다. 2004년 18홀로 개장했다가 9홀을 추가해 현재 27홀인데 조만간 9홀을 더 증설할 계획이다.

롱탄GC의 그린과 페어웨이는 세계적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100대 골프장에 선정됐던 제주도 나인브릿지에 비해 손색이 없다. 잔디 위를 걷는다는 느낌 대신 비단 위에서 미끄러져 가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린은 깔끔하고 상태가 양호하다. 관리를 잘해 어디에서도 디봇을 찾을 수 없을 정도다. 조경상태라든가 아일랜드는 말할 것도 없다. 모든 캐디가 영어에 능숙한데 예약을 할 때 한국어에 능통한 캐디를 요청할 수도 있다. 롱탄GC의 또 다른 자랑은 느긋한 플레이 시간이다. 넉넉한 티오프가 보장돼 있어 앞, 뒤 조의 진행시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다.

호치민에서 을 운영하고 있는 한정수(50) 사장은 호치민시에만 롱탄GC와 같은 최고급 골프장이 10여 개가 넘는다. 투득, 송베, 롱탄, 동나이, 붕따우골프장은 세계 어느 골프장과 견줘 절대 뒤지지 않는다며 한 번 베트남 골프장을 찾은 한국인 골퍼들은 꼭 다시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베트남 북부에 있는 수도 하노이에도 훌륭한 골프장이 많다. 대표적인 곳이 치린스타GC다. 하노이에서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치린스타GC는 베트남 최초의 5성급 최고급 골프장이다. 순백색 모래 벙커와 수려한 자연경관에 최고급 잔디인 윈터리그 버뮤다 페어웨이를 만들어 2004년 칼스버그 마스터스 베트남 오픈이 열리기도 했다. 드라이빙 레인지, 퍼팅 그린, 벙커 연습장 등이 따로 설치돼 있어 라운드를 하기 전 충분한 연습을 할 수 있다. 저렴한 비용에 넉넉한 티오프 시간이 제공되는 것도 다른 베트남 골프장과 다르지 않다.

베트남에도 회원권이 있다

베트남은 사회주의국가지만 1986년 정부에서 도이모이(쇄신)로 불리는 경제개방정책을 추진하면서 자본주의 방식을 일부 수용하고 있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경제체제는 이미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로 돌아섰다. 그래서 베트남 골프장에도 회원권이 있다.

한정수 사장은 2년 전 태국에서 베트남으로 온 뒤 시간만 나면 골프장을 찾는다. 골프가 유일한 즐거움인 한사장이 베트남 골프장을 자주 이용할 수 있는 이유는 회원권이 있기 때문이다. 최고급 베트남 골프장의 회원권도 한국 골프연습장의 회원권 가격에 미치지 못할 만큼 매우 싸다. 얼마나 싸길래 한국 골프연습장의 회원권 정도에 지나지 않을까.

호치민의 북서쪽에 있는 투덕골프장은 동, 서쪽 코스가 각각 18홀씩 나뉘어 있는 고급 골프장이다. 전동카트 없이 캐디가 일일이 클럽을 매고 라운드를 하는 전통 있는 골프장이기도 하다. 이 골프장의 회원권 가격은 3만 5천 달러(약 3천150만 원)다. 투덕골프장보다 약간 등급이 떨어지는 동나이골프장의 경우 회원권 가격은 1만 5천 달러(약 1천350만 원)에 불과하다.

한사장은 베트남 골프장 회원권이 대부분 1~4만 달러 사이라며 베트남 골프인구가 조금씩 늘고 있고 외국인의 많이 들어오고 있어 3~4년 뒤면 회원권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유의할 게 있다. 베트남에서 회원권은 한국처럼 회원기간이 지나면 전액 반환하는 전액 보증금제도가 정착되지 않았다. 일정기간이 지나면 회원권의 효력이 소멸하고 만다. 반환금도 없다. 따라서 한국에서처럼 회원권 매매를 통해 이익을 보려고 생각하면 크게 후회할 수 있다. 물론 매매는 가능하다.

호치민대학교에서 어학연수 중인 임태호(32) 씨는 베트남 각지에 골프장 건설이 한창이다. 얼마 전에는 호주 출신의 유명 골퍼 그레그 노먼이 설계한 골프장이 공사에 들어갔다고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며 베트남으로 골프 여행을 오는 한국인도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여행 성수기는 겨울이다. 지금이야말로 편안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시기인 것이다.

※베트남 가이드

항공편 대한항공은 인천-하노이 주7회, 부산-하노이 주4회, 인천-호치민 주7회, 아시아나항공은 인천-하노이 주7회, 부산-하노이 주3회, 인천-호치민 주7회, 베트남항공은 인천-하노이 주7회, 인천-호치민 주5회, 부산-호치민 주4회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숙박 베트남의 숙박시설은 60만 원이 넘는 특급호텔에서부터 8천 원가량의 게스트 하우스까지 다양하다. 순전히 골프여행을 간다면 골프장 주변 리조트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비용은 대개 1박에 5만 원 선이다. 만약 호치민에서 품위 있는 숙소에 묵고 시내관광을 하고 싶다면 쉐라톤 사이공(1박 14만 원부터, sheraton.com/saigon)과 소피텔 프라자(1박 20만 원부터, accorhotels.com/asia)를 권한다. 언어문제가 마음에 걸린다면 한국인이 경영하는 사이공 핑크호텔(1박 2만 2,500원부터, pinkhotel.co.kr)이 제격이다. 시설은 한국의 장급여관 수준이지만 골프광인 박윤제 사장이 투득, 송베, 롱탄, 동나이, 붕따우 등 베트남 최고의 골프장을 두루 안내한다.

추천 호치민 시내에 있는 대동강식당은 북한에서 운영하는 한식집이다. 평양냉면과 온밥, 불고기 등 다양한 메뉴가 있으며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아 음식 맛이 담백하다. 매일 오후 7시 30분부터 공연을 한다. 오후가 되면 빈자리가 없을 만큼 사람들로 넘친다. 예약은 필수(08-829-1032)

기타 베트남 관광이나 골프투어 등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베트남관광청(vietnamtourism.com)이나 국내 유명 여행사를 통해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명심해야 할 주의 사항 두 가지. 골프나 관광이 목적이 아니라 추잡한 밤문화를 즐기고 싶다면 차라리 국내에 머물 것. 한국인이라는 우월감을 갖고 베트남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려거든 유럽과 미국에서도 그게 통하는지 먼저 확인할 것.

발췌: SPORTS2.0 제 59호 기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