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호찌민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8월 24일 FV병원에서 애를 낳고 와이프는 산후조리중입니다...

5월달에 임신 6개월의 와이프를 끌고(?) 왔습니다. 출산을 한국에서 하려고 했는데 떨어져 있기도 싫고
혼자 밥 먹을거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해서 어떻게 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출국 하루 전에 가지말라고 발목을 잡았습니다.
맘 약한 와이프는 한국에서 어머니가 오시니 문제가 없을 거라는 저의 사탕발림(?)에 넘어가서 베트남에서 애를 낳기로 했죠...
(미안해... 담번에 애 낳을 땐 안 그럴께...)

FV병원이 평소에 소문이 괜찮아서 안심을 하고 출산예정일에 병원에 갔습니다. 아침부터 갔는데 촉진제를 자궁에 넣더군요
(저는 주사 맞는 것으로 알았습니다. 나중에 주사는 따로 놔주었습니다). 진통주사도 맞고 촉진주사도 맞고 12시간을 기다렸는데
소식(?)이 없고 산모도 위험하고 아기도 위험할 수 있다고 해서 (밤 늦은 시간이라 통역이 없어서 애를 먹었습니다. 대충 알아듣기는
했지만...) 수술해서 낳았습니다. 낮에는 한국어 통역이 있어서 맘을 놓고 있었는데 밤에는 퇴근하고 없으니 의사소통에 어려운 점이
있더군요. 영어 못하면 애 낳기는 힘든 것 같았습니다...

수술후 아기를 보는데 신기했습니다. 예정일을 1주 넘겨서 낳아서 그런지 피부가 쭈글쭈글하지도 않고 눈도 떠서
저를 쳐다보더라구요 (이 놈이 나를 알아보는군!!). 잘 됐구나 생각을 하고 와이프가 수술 끝나고 병실로 옮기는데
초죽음(?)이 되어 있더라구요. 의사는 수술이 잘 됐다고 하는데 와이프는 제가 보니 계속 울고 있고 상태가 안 좋아보였습니다.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수술후 꾀매는 와중에 마취가 깼다는 둥, 수술 끝나고 자기가 몸을 움직여 침대를 4번이나 바꿨다는 둥
살벌한 얘기를 하더라구요...

병실로 옮기고 나서 애기를 간호원이 보는데 한국처럼 신생아실이라는게 따로 없었습니다. 간호원들이 앉아서 근무하는
Front Desk 옆의 공간에 한국에서 쓰는 거랑 비슷한 신생아용 침대를 놓고 보더라구요... 밤에는 간호원들이 보고 낮에는
산모가 있는 병실로 데려왔습니다...

병원에 있을 때는 회복이 빨라서 하루만에 식사도 하고 하루 지나서 가볍게 걸어다녀서 큰 걱정이 안됬었는데 문제는 집에 와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한국에서 어머니가 오셨고 가정부를 쓰는데도 집사람이 자꾸 살림도 하고 애도 보게 되더라구요...
저는 저대로 에어콘도 맘대로 못 켜고 더워서 지쳐가고... 가정부는 가정부대로 애를 낳기 전에는 대충 일 시키고 시간되면
보내고 했는데 애가 있으니까 빨래거리니 청소니 대충할 수 가 없어서 일을 시켜보니 영 아닌 거에요... 게다가 처음의 성실한 모습은
어디로 가고 없고 툭하면 늦게 오고 애기가 아프다고 안 나오고....

요사이 가정부들이 담합(?)을 해서 월급 올리기 작전(?)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면서 스트레스 만땅 받고 있어요...
이 기회에 가정부 없이 새 삶(?)을 시작해야 하나 고민중입니다...

다행스럽게 아기나 산모나 다 건강한 편이라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어요 (여기서 나는 이방인이여... 살아있는 것만 해도
감사하자... 너무 긍정적인가??)

제가 생각해보니 앞으로 베트남 (특히 호찌민)에서 출산하시는 분들은 한국에서처럼 산후조리원에 못가니 그냥 2주동안 병원 입원실에
계시는게 낳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어머니 오시고 미역국하고 여러가지 약재나 음식을 해오셔서 병원으로 공수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집에서 산후조리도우미를 부르면 산후조리에 불편한 점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었는데 경험해 보니 확실히 그런 것
같습니다... (그나 저나 빨리 산후조리가 끝나야 에어콘 좀 켜고 살텐데...)

 페밀리 사이트 연꽃마을의 "월리"님 글 원문 보기 http://cafe.daum.net/viethoa/J8yf/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