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부동산 시장은 지난 15년 동안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왔다. 1988년 토지법이 최초로 발효된 후 1992∼1993년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고 1993년 양도, 임대, 용도변경, 근저당과 관련된 토지법이 개정되고 다양한 개발 방식(신개발·재개발 등) 도입으로 1996∼1998년에 또 한 차례 부동산 붐이 일었다.

2001∼2002년에는 국내외 투자자들의 부동산 투자 활성화로 일부 핵심 도시는 1∼2개월 만에 땅값이 10∼15%씩 상승하기도 했다. 이처럼 베트남 부동산이 급속히 팽창하고 있는 것은 특권층이 대부분 부동산 투자로 몰리고 있는 데다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현지 및 외국인 투자자금의 지속적인 유입이 가장 큰 요인이다.

주택보급률 22%, 부동산시장 성장잠재력 높아

농경국가였던 베트남은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로 주요도시의 인구유입이 급격히 늘면서 도시지역의 주택난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중심지 및 외곽 곳곳에서 오피스 빌딩, 아파트, 주상복합 건설이 한창이다. 하지만 아직도 전체 주택 보급률은 22%로 상당히 낮다.

베트남 인구 8500만명 중 7000만명가량이 사실상 무주택자다. 하노이의 경우 연 1만5000가구 이상 주택이 공급돼야 하지만 공급은 이의 20% 수준에도 못 미쳐 아파트 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다.

그마저 도시지역 주택의 33%는 국가 소유의 노후 주택으로 기존 아파트는 30년 전에 건축돼 주거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그런데도 신규 주택 공급량은 연간 1만가구 미만으로 만성적 공급 부족 현상에 시달리면서 2000년 이후 공급된 대부분의 아파트 분양률이 매우 높다.

베트남 인구의 50% 이상이 20∼30세로 2010년까지 호찌민시 인구는 추가로 400만명이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호찌민시는 가구당 3.83인을 기준으로 하면 최소 100만가구 이상의 주택이 필요하다.

루티즈 코리아 이승익 대표는 “외국인의 꾸준한 유입에 경제발전과 투자증가 등에 따른 수요를 고려하면 고급 주거용 아파트와 오피스는 최소 오는 2009년까지 부족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재 부동산 가격이 경제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 시장이 침체국면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신중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면서 “투자에 앞서 충분한 정보습득과 믿을 만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토지·건물 사용권만 인정

베트남 토지는 개인이든 법인이든 사적 소유를 허용하지 않는다. 즉 토지에 대한 사용권만을 인정한다. 사용권에 있어서도 상속, 임대, 매매, 대출 등 권리는 행사할 수 있어도 토지 소유권에 대한 판매와 구매는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토지 사용권은 국가로부터 장기 임대해 사용할 수 있고 통상 계약 기간은 25년, 50년, 70년 등으로 돼 있다. 사업상 투자 등을 위해 베트남에 일시적으로 거주하는 외국인의 주택이나 임직원 등의 숙소는 투자사업 기간으로 한정해 그 소유권을 인정한다.

직접 사업을 하거나 회사차원에서 파견근무를 가지 않는 한 국내 개인투자자가 베트남 아파트나 오피스를 매매해 되팔 수 있는 방법은 원천적으로 봉쇄돼 있다.

국내기업의 베트남 투자 현황

대우건설, GS건설, 금호건설, 포스코건설 등 국내 10여개 건설사가 베트남에서 수조원대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미래에셋 등 자산운용사도 베트남 현지 사무소를 개설해 부동산 펀드 설립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최근 하떠이성 신도시 개발 사업을 위해 베트남 최대 건설회사인 Vinaconex와 건설 합작 계약을 체결, 27.8㎞에 달하는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건설자금 대신 대토 264㏊를 받아 6335가구의 아파트, 1351가구의 단독주택 및 75층짜리 빌딩, 호텔, 기타 시설들을 오는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GS건설도 호찌민 시내 중심지로부터 남쪽으로 10㎞ 떨어진 냐베 지역에 330㏊ 부지를 개발해 1만5000여가구의 아파트 및 주택을 비롯해 상업, 위락시설들을 건립할 예정이다. 냐베 지역 인근에는 대만건설업체들이 성공적으로 조성한 신흥주택단지인 푸미흥이 자리잡고 있다.

이 외에도 베트남 호찌민시 중심지의 서북부 지역에 위치한 구찌에 골프 리조트 건립을 추진 중이다.

/winwin@fnnews.com 오승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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