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천국 베트남 화장품시장 언제 볕드남?

고가 유명 브랜드 ‘그림의 떡’ 저가 유령제품 범람  
최근 동남아시아의 신흥 고도성장국가로 부상하고 있는 나라 베트남!

그러나 이 나라의 화장품시장은 아직도 무허가(unlicensed) 제품과 짝퉁(counterfeit)의 범람과 이로 인한 부작용 속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에는 캄보디아 접경지대에 있는 동탑성(省)에서 가내수공업 형태로 무허가 미백제를 판매해 왔던 한 여성이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그녀가 만든 미백제는 올해 15세의 한 소녀가 전신에 바른 후 40도에 이르는 고열과 심각한 탈수 증세로 인해 결국 사흘만에 사망하기에 이른 원인을 제공했던 문제의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베트남 현지의 화장품시장이 진품과 중국産 해외 유명 브랜드 모방제품, 자국 또는 인근국가에서 제조된 제품들에 의해 삼분되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중국産 모방제품들의 경우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럴만도 한 것이 베트남 생산직 근로자들의 한달 급여라야 3백만 동(VND; 1만6,000동=1달러) 수준이어서 우리나라 돈으로 20만원에도 채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당연히 화장품을 구입할 때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품질이나 정품 여부 등을 따지기란 ‘언감생심’ 사치일 뿐임을 짐작케 하는 대목.

실제로 베트남의 도시지역 거주여성들 대다수는 해외의 유명 브랜드 화장품을 구입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여성 근로자는 “고가 화장품들로 넘쳐나는 유명 브랜드숍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른 틈새를 파고든 제품들이 국경지대에 밀집된 블랙마켓에서 보따리 장수들에 의해 봇물처럼 유입된 중국産 불법 짝퉁 수입화장품! 주로 한국과 미국, 일본, 독일에서 생산되었다는 내용이 제품라벨을 장식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무자격자들에 의해 가정 내에서 제조되고 있는 이름모를(no label) 화장품도 부담없는 가격에 구입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무기로 당당히(?) 시장의 한축을 형성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유통된 제품들의 품질이 전혀 담보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알레르기, 피부손상, 염증, 부종(浮腫) 등 심각한 부작용이 빈발하고 있는 현실이다. 올해 27세의 한 여성은 4만 동짜리 페이셜크림을 구입해 사용했다가 피부가 부풀어 오르고 온통 염증이 돋아나 병원을 찾아야 했다.

호치민의 한 시립병원에 재직 중인 피부과 전문의는 “화장품 부작용으로 인한 내원환자가 매주 5~7명에 이른다”며 “이들은 대부분 암시장에서 구입한 화장품이나, 이름없는 가내(家內) 제조품을 사용한 경
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