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동양 사람들이지만 일본이나 한국 사람들이 젓가락만을 가지고 끈기가 없이 푸석푸석한 베트남 쌀밥을 능수능란하게 먹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어린애라도 그 정도는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운 일이다.
 
 

 

  

1. 길이가 같아야 . .?

설사 약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만일 어느 한 쪽이 지나치게 길거나 짧다면 어떻게 음식을 제대로 집을 수 있을까?  부부 사이도 마찬가지다.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지나치게 차이가 난다면 이상적인 조화와는 거리가 멀것이다.  생각해보라. 대단히 고귀한 품격과 정신을 지닌 남편이 게으르고 생각이 짧은, 심지어 말을 함부러 할뿐만 아니라 악하기까지 한 여인과 어떻게 한평생 행복한 삶을 영위해나가기는 대단히 어려울 것이다.

2. 젓가락이란 모름지기 곧아야 . . .

젓가락 한 짝이 곧은데 다른 하나는 심하게 구부러져 있다면 역시 음식을 제대로 집기 어려울 것이다. 음식을 잡는다는 것은 곧 두 사람이 합심하여 한 가지 목적을 완수한다는 의미인데 그것이 행복한 삶이든, 아니면 그밖에 어떤 구체적인 일이건 간에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3. 두 개가 짝을 이루어야 . . . .

젓가락 하나로 밥을 먹거나 음식을 집는 것이 불가능하듯 기본적으로 부부란 모든 일을 서로 협조하며 공존 공생하는 관계다. 옛적에는 남자는 바깥일, 아내는 집안일을 전담해왔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 아내가 음식을 만들면 남자가 설거지를 하고 심지어 둘이서 함께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어 온 가족이 함게 나누어 먹기도 하는데 이는 대단히 바람직스런 현상이다.

4. 젓가락은 같은 재질로 . . .

아내는 불교, 남편은 천주교, 심지어 자식은 개신교를 따르며 서로의 종교와 가치관을 상대방에게 강요한다면 ? 한 사회, 한 국가에는 다양한 종교가 공존할 수 있지만 적어도 한 집안에서까지 그런 식으로 살아간다면 서로 간에 얼마나 갈등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클것이다.

5. 일석삼조라 . .

젓가락은 젓가락 음식을 집는다는 고유의 용도 외에 포크 , 칼 , 심지어 숟가락 역할까지도 감당하는 일석 삼조, 아니 일석사조의 식도구라 할 수 있다. 포크가 없다 해도 젓가락으로 음식을 찍어먹거나 숟가락이 없이 젓가락으로 밥을 먹는 것, 그리고 칼을 쓰지 않고 젓가락으로 생선이나 그밖에 육류를 찢어 먹는 것도 가능하지 않은가. 같은 동양 사람들이지만 일본이나 한국 사람들이 젓가락만을 가지고 끈기가 없이 푸석푸석한 베트남 쌀밥을 능수능란하게 먹기란 힘들 것이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어린애라도 그 정도는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운 일이다.

1. 뭉치면 살고 . . .

둥근 밥 쟁반은 형제간의 우의, 더 나아가 가족 간의 돈독한 사랑를 뜻한다. 특히 이 둥근 쟁반에 둘러앉아 음식을 먹을 때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베트남 사회공동체 특유의 단결과 협동의 정신이 몸에 베이게 된다.

2.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다.

손 위 사람이 먼저 음식에 손을 댄 후 아랫사람도 음식을 먹는 것이 상례지만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손자 손녀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떠 먹여 주며 서로간의 사랑을 확인한다. 둥근 밥사발은 남녀노소간의 실질적인 상하 구별이 없이 다 평등함을 의미하는 중요한 식도구다. 

3. 어, 밥사발 옆에 푸짐한 야채 바구니가 . .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비결 중 첫째는 야채를 많이 먹고 육규 섭취를 가능한 억제하는 것이다.  베트남 인들은 조상들이 물려준 현명한 음식 습관을 소중히 여긴다.

가정이야말로 사회의 근간이자 뿌리다.

적자생존의 원칙과 이기주의 개인주의가 판치는 현대사회에서 원형 식탁에 온 가족이 오순도순 둘러앉아 집안의 안주인, Nội Tướng이 떠 주는 따끈따끈한 밥을 먹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야말로 더 없이 소중한 대단히 가치 있는 음식문화가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베트남 인의 가정에 초대받아 그들과 함게 어울려 식사를 할 기회를 얻게 된다면 부부간의 애정과 조화를 상징하는 젓가락 한 벌, 그리고 가정의 단결, 화목, 그리고 평등을 뜻하는 둥근 밥 쟁반에 담긴 고귀한 정신을 다시 한 번 상기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