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 건축방식 파악하면, 우리 기업의 진출 틈새 발견할 수 있어 -

 

호치민 시 및 베트남 전역의 주택형태는 일정하게 짓도록 규정이 되어 있다. 기본 주택의 대지는 4m 폭을 기준으로, 길이가 짧은 경우는 18m, 긴 경우는 약 25m정도 되어 있는데 정문은 가로로 여닫게 되어있는 셔터로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옥 구조상 뒤로 길게 지어져 6층 이상의 건물의 경우는 흡사 성냥 통을 세로로 세워 놓은 형태와 흡사하다. 당연히 옆집과 벽으로 붙기 마련이라 담장이 거의 없다.

가옥 내에 조그마한 정원이라도 있는 집은 주택의 대지 폭이 4m를 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가옥이 옆으로 붙여 나가는 형식으로 짓기 때문에 주택의 정면 부위만 치장을 하게 된다. 정문 쪽의 방은 창문이 있지만 그 뒤로 배치되는 방이나 화장실은 옆집과 바로 붙어 있기 때문에 창문이 없다. 그래서 빈번히 일어나는 정전 시에는 그야말로 암흑처럼 어둡다.

기후가 덥기 때문에 한 층의 높이는 3m 정도로 높게 짓는다. 이는 상부의 공간을 확보하여 공기의 순환을 도와 조금이라도 더위를 피해 보려는 생각에서 연유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그래서 베트남 건물의 3층은 한국의 건물 4층 높이와 거의 같다.

2~3층의 가옥이나 건물을 지을 경우 따로 지반을 다지는 파일 공사 같은 것은 하지 않고 지하로 약 1m 정도 파 들어가 콘크리트를 부어 철근을 넣어 기초공사를 한다. 버팀이 되는 기둥은 30cm 정도의 좁은 기둥으로 세워지는데 이는 한국의 건물과는 달리 큰 하중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건축을 할 때 층 바닥의 두께도 한국보다 얇고 사용되는 벽돌도 구멍이 뚫려 있어 전반적으로 가볍게 지어진다고 보면 된다.

벽돌은 흙으로 구워 가마에서 구워지는 적 벽돌인데 가운데가 구멍이 뚫려 있으며 한국의 그 것 같이 단단하지는 않다. 건물의 벽을 적조할 때에도 별도의 방음재나 방화재 같은 것은 넣지 않고 벽돌 또한 얇아 방과 방, 심지어는 담이 붙어 있는 옆집의 TV 소리도 들릴 정도이다. 현재는 삶의 질에 기반을 둔 집을 짓는다기 보다는 가옥 형태를 갖춘 집을 짓는 양상이라고 볼 수 있다. 점차 생활 수준이 나아지면 한국처럼 방음재나 방화재 등이 건축에 필수 재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시멘트를 부어 골조 공사를 할 때에도 레미콘 트럭을 이용하기 힘들어 조그만 건물이나 주택 공사에는, 원동기에 체인을 걸어 자그마한 원통을 돌려 그 안에 시멘트와 석재를 삽으로 퍼 담아 시멘트 반죽을 하는 식으로 작업을 한다. 레미콘 트럭이나 고층까지 시멘트 반죽을 품어 올려주는 차량은 대형 건물을 지을 때나 사용하고 소규모 건축을 아직도 거의 인간의 노동력만으로 지어진다.

한국의 크지 않은 중소기업이라 할지라도 이와 같은 베트남의 건축 방식을 잘 파악한다면 자재를 수출하거나 베트남 현지에 작은 공장을 세워 베트남 내수시장에 한번 도전해 볼 만하다. 건축 구조가 한국과 달라서 인지 일반 주택의 경우는 내부로 매입되는 것이 별로 없고 외부로 전선이나 수도관 같은 것들이 노출이 되어있다. 조명 또한 천정에 다는 경우가 거의 없고 천정과 벽면이 닺는 벽면 상부 층에 형광등을 설치한다. 천정 공사 시 조명을 매입하는 형태의 주택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천정에 설치한 조명은 샹데리아 역할을 하는 펜과 결합되어 있는 조명 뿐이다.

각 방마다 TV단자나 전화 콘센트가 설치 되어 있는 한국의 아파트나 주택과는 달리 전선 콘센트만 설치 되어 있을 뿐 전화를 추가로 설치하려면 별 수 없이 전화선을 벽 모서리로 연결할 수 밖에 없다. 전기 콘센트도 벽 하단에 설치되는 것보다 벽 중간에 만들어 전기제품의 전선이 눈에 보이게 된다. 방이나 거실의 바닥 마감은 대부분 타일로 마감을 한다. 최근에 지은 고급 주택이나 건물은 목재로 마감하는 경우가 가끔 있지만 이는 상당한 지출이 되기 때문에 꺼려하고 그 보다는 청소하기 간편하고 차갑고 시원한 느낌을 주는 타일을 더 선호한다.

외부로 노출되는 문이나 창틀은 철로 제작을 하고 내부에 설치하는 문만 목재를 사용한다. 아직도 절도가 많은 이 나라의 실정을 감안한다면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다. 참고로 베트남은 알루미늄 샤시를 많이 사용한다. 기존의 창틀이나 문은 물론이고 주방의 찬장이나 거리의 식당이나 상점에서 사용하는 진열장 같은 것도 알루미늄 샤시를 이용해 만든다. 심지어 국회의원 선거 시 선거함도 이 알루미늄 샤시로 만든다. 하지만 사출이 좋지 않아 마무리 면이 깨끗하지 못하다.

일전에 한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내부 조명간판의 프레임 제작은 한국의 경우는 알루미늄 시대를 지나 스테인레스 스틸로 제작을 하고 있지만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조명 간판용 프레임은 아직 없다. ㄱ자 형의 함석으로 제작하고 뒷 판이나 옆 판은 함석으로 마무리를 한다. 일부 조명용 간판 프레임이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것이 판매되고 있으나 이것은 대만에서 수입한 제품이다. 또한 한국에서 제작되는 조명간판의 프레임이 개폐식으로 되어 있는 반면 베트남에서 제작되는 간판 프레임은 철저하게 고정식이다. 따라서 간판 내의 조명을 교체 하려면 간판을 내리고 뒷면을 열어야 한다. 저렴한 인건비 때문인지, 아니면 개폐식의 편리함을 겪어보지 못해서 그러는지 간판 제작자들은 이러한 불편함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6개월 까지는 무료로 수리를 해주고 그 이후는 약간의 수고비만 지불하면 자기들이 고쳐 준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은 단순히 형광등 하나를 교체하기 위해 간판을 내리고 또 뒷면을 열어 조명을 교체하고 다시 간판을 다는 동안, 상점 앞의 어수선함과 상점에 미치는 나쁜 이미지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베트남 특유의 가옥 구조나 형태상 한국의 그것과는 많이 다르지만 국가 경제가 고속으로 성장하고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하는 베트남인 들이 더욱 늘어갈수록 한국의 현대식 가옥구조 시스템이 이곳에서 적용될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한국 업체가 집을 지으면 멋있고 좋다라고 이야기하는 베트남인은, 살기 편하도록 짓는 한국형 주택 시스템을 원하는 지도 모른다. 대문에 초인종 대신에 비디오 폰을 설치하는 주택이 늘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생활 경제가 향상 되었다는 뜻이고 이는 제품의 질이 좋으면 비싼 값으로도 구매를 한다는 실 예가 될 수도 있다.

(통신원 : 호치민 한인월간지 시클로 편집장 허종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