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고를 두드리며 카풀을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 못 찾은 관계로 하노이 미딩에서 베찌까지 버스로 출퇴근을 이틀째 시도 하고 있습니다. ^^
오랜 이산 가족 생활 쪽 내고 같이 사는 것 까진 좋은데, 집과 회사가 너무 멉니다.
하노이 -베찌간 약 100km , 약 1시간 30~2시간 정도 소요, 택시 타면 요금이 80만동 정도 나오는 곳 입니다. 이전 주말 교회 나올때만 하노이 나오던 시절에는 무조건 택시로 다녔으나 매일 출퇴근을 80+80 = 160 만동이나 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인지라...
어떻게든 되겠지 막연한 자신감으로 남들 다 무모하다고 말리는 버스 출퇴근을 감행 했습니다.
다들 어떻게 그 거리를 통근 하냐고 절대 불가능 하다고 한 소리를 모으지만, 내 뭔가를 보여주리라 두두둥..
오후 5시 업무 끝내고 회사 밖 큰 길로 나갔습니다. 불현듯 5시 이후에 버스가 없다고 들었던 말이 생각이 났습니다.
길가에 있는 가게에 들어가서 안면있는 벳남 가게 주인한테 지금 하노이 행 버스가 있냐니까, 5시 이후에는 없댑니다. 우띠.. 이래서 맘 먹은 첫날부터 빵구나는가 싶었는데...
벳남 아찌 말이 여기서 세옴으로 20분정도 걸리는 시내 나가면 버스가 있댑니다. 자기가 3만동에 세옴 해 준답니다.
하노이까지 버스비가 4만동인데, 세옴비가 3만동, 좀 과하다 싶으면서도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식구들이 아른 거려서 낼름 오토바이 뒤에 올라타서, 시내에 있는 버스 정류장( 벤 세뷧) 으로 향했습니다. 아저씨 현란한 라이딩 기술을 발휘했음에도 불구, 이미 버스 정류장에는 차가 한대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왕 허탈.. 그냥 갈 수는 없어서 별 기대 없이 버스 표 끊는 곳 같은 곳에 가서 하노이 행 버스 없냐고 물어나 봅니다. 길가를 가르키며 저기 가서 걍 타랍니다. 길가에서 시내 버스 처럼 잡아 타고 갈 거면 버스 정류장은 왜 만들어 놨는지 이해는 할 수 없지만, 마침 그 아저씨가 가르키는 손끝에 버스 지나가는 것이 보입니다. 차. 오토바이 들이 무섭게 질주하는 도로를 무서운 돌파력으로 가로질러 무사히 버스 승차, 상태야 애당초 기대조차 안해서 그저 버스에 몸을 실었음에 감사 하는데, 버스 기사 부터 차장. 승객까지 정신 없이 피워대는 담배 연기에 돌아버리겠습니다. 도시가 나타나면 사람을 태우느라 버스는 최대한 느릿 느릿 갑니다. 그러나 인가가 없는 길을 지나갈때는 거칠 것이 없이 쌔~~앵... ,벳남와서 이렇게 빠른 차는 처음 타 봤습니다 ^^. 아마 버스가 과속으로 붙잡히는 일은 없는지 ^^ 앞에 있는 차는 다 추월해 버립니다. 손님만 있으면 다 태우는 버스가 어떻게 회사 차로 갈때와 걸리는 시간이 같을까 평소의 의문이 해소가 되더군요.
버스 기사랑 차장이 외국 사람인 걸 알아보고 중국 사람이냐고 묻습니다. 중국 사람 이다 라고 하니 바로 " 니 하오 " 합니다. 저도 바로 "니 하오" ^^ ;; 더 물어오면 곤란한데 ^^;;
가끔 중국 사람이 버스를 타기는 하지만, 아직 한국 사람은 타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저도 중국사람으로 보였나 봅니다. 언제쯤 이 버스 제가 다니는 회사 부근 길을 지나가냐니까 제가 타고 온 세옴 뒤에 따라오고 있었더군요. 나중에 알았지만 오후 6시30분정도까지는 하노이 가는 차가 있었습니다. 망할 세옴 아저씨 같으니라구..
대충 벳남 사람들과 어울려 노가리 까다 보니 7시 40분쯤 미딩 버스 터미널 도착, 그런대로 재미도 있고 모 출퇴근 할만 하단 자신감도 조금은 들고..
퇴근은 해 봤는데, 출근은 어떻게 하나 적지 아니 걱정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새벽 5시가 되기도 전에 절로 눈이 떠집니다. 아직은 어슴푸레한 새벽에 가능한 차림새를 간단히 하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합니다. 너무 이른 새벽인지라 버스 정류장 까지 갈 세옴도 없는데, 어떻게 지난가는 오토바이 한대 잡아서 버스터미널에 간신히 도착. 5시30분쯤 된 시간인대도 버스 터미널 주변에는 이미 왁자왁자 하고, 꽃시장도 열리고 있고, 학생시장 (CHO SINH VIEN) 주변은 새벽 시장이 크게 열리고 있더군요. 난생 처음 와본 버스 정류장, 한국 처럼 창구가서 버스 티켓 사면 되는줄 알았더니 창구에 사람이 없네요. 흠.. 조금 두리번 거리는데, 호객행위 나온 차장이 어디 가냐고 묻습니다. 베찌 간다니까 자기차 타랍니다. 차장 손에 이끌려 버스에 오르고 늦어도 7시30분에는 회사에 닿겠다 안도. 버스에 오르자 마자 바로 출발해서 지각 걱정 덜어 버리고 더 안도 했는데, 메트로 있는 대 까지 잘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속도를 줄이더니 어 방향을 틀어 버립니다. 어느 길로 갈라고 이러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손님이 안 차서 다시 한번 왔던 길로 돌아서 손님 태우러 간 것 이었습니다. 어영 부영.. 30분이 지나가고, 저는 지각 할 까봐 점점 초조해지는데, 능글능글 차장은 여유만만 입니다. 어제 퇴근할 때는 그렇게 쌩쌩 잘 달리던 차가 아침에는 왜 그렇게 느리게 가는지..왜 그렇게 태우는 사람은 많은지... 서기는 왜 그렇게 자주 하는지..
어찌어찌 회사에 왔을 때는 8시10분, 집에서 5시에 나와서 3시간 이상 걸려서 회사에 출근 한 것입니다. 그 시간이면 서울에서 전주까지 갈 시간이란 생각에 잠시 아득해 지면서, 과연 내가 버스로 출퇴근을 해 낼수 있을까 자신감이 팍 쪼그라 듭니다.
다시 퇴근 시간, 세옴 아저씨의 호객 행위를 웃음으로 무마하고, 걍 서서 버스를 기다립니다. 조금 있으니 상태 양호한 버스가 도착 됩니다. 에어콘 빵빵 차라서 그런지 중간에 " 콩 훗투억,(금연) 이라고 큼직막하게 적혀 있고, 좌석도 어제에 비해 배는 안락합니다. 도착도 어제 탔던 버스에 비해 20분은 빨리 합니다. 아 살만하다... 정말 이정도면 할만하단 란 생각이 들어서 아침에 쪼그라 들었던 자신감을 다시 회복,
작일의 행운 같던 퇴근길로 조금 회복한 자신감으로 다시 나선 출근길, 상태가 양호한 버스가 보이고, 목적지도 제가 가려는 곳입니다. 냉큼 올라 탑니다. 전날 버스 처럼 왔던길 다시 돌아가지도 않고 잘 간다 싶었는데, 어 다시 잘 모르는 길로 가는 거 같습니다. 큰길로 가야 하는데, 점점 시골길로 접어 듭니다. 창 밖으로 보이느니 옥수수 밭하고 개 돼지 닭 뿐 입니다. 정신 차리고 보니 이 버스가 목적지는 제가 가려는 곳과 같았지만 중간에 경유하는 곳이 다르더군요. 이미 탄 차라 어찌할 수도 없고, 조금 큰 도시가 나타나면 택시 타고 가야 겠다라 맘 먹고 있는데, 어쩜 그렇게 비포장 도로만 골라서 골짜기골짜기로만 골라 들어가는지, 택시 비슷한거는 보이지도 않습니다. 내가 지금 먼짓 하고 있나 울컥..하려는 것을, 이왕 이렇게 된 거 오지 여행 하는 셈 치고 즐기자 마음 먹으니 그런대로 버틸만은 했습니다.
한참을 골라골라 이상한 곳으로 가던 차가 드뎌 베찌 까지 26KM 라는 푯말이 보이는 곳에 이르렀고, 거기서 부터는 저도 아는 길이라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되는가 싶어 안도 했는데, 망할 놈의 차, 거기서 직진하지 않고 또 한사람이라도 더 태울려고 골짜기로 접어 듭니다. 우쨔냐 싶어 갈팡질팡 하는데, 차장 친구가 먼저 와서 맞은편에서 오는 직진하는 차로 갈아 타랩니다. 차비는 타로 낼 필요 없답니다. 직진하는 차로 갈아 탔는데, 차장이 버스 값을 받으러 옵니다. 두 차장끼리 분명히 요금 따로 받을 필요 없다. 그래 오케이 한다 어쩌구 저쩌구 나누는 얘기를 들었는데, 바로 쌩까고 걍 버스비 달랍니다. 우띠.. 이미 기진맥진일지라 싸우기 포기하고 달라는 대로 버스비 주고 제발 지각만 안하게 해달라고 바라고 있는데, 직진해서 조금만 더 가면 되는 길은 바꿔탄 차 마저도 돌아갈 채비를 합니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길목에서 뛰어 내려 세옴을 바꿔 탑니다. 쏴앙 달려 주길 원했던 세옴아저씨, 일전에 사고 나신 경험이라도 있으신지 너무나 안!전!운!전! 하십니다. 게다가 중간에 오토바이 기름 마저 떨어져서 기름 채워 넣고 다시 달립니다. 이미 정시 출근은 포기 하고 마음을 비웠지만, 아저씨 정말 너무 하시네요.. ㅠ.ㅠ
버스를 두번이나 갈아 타고, 흙먼지 날리는 산길을 세옴으로 달려 회사에 도착하니, 8시 20분, 첫날보다 10분 더 걸렸네요.
그런데 희얀한 것은 한국에서 3시간 넘게 버스 타고 어디 갔으면 잔뜩 피곤했을 몸이 너무 긴장해서 그런건지 그런대로 버틸만 하다는 거...
이틀간의 경험으로 퇴근은 할만 한데, 출근은 아직도 방법을 못 찾았고, 계속 요 모양 출근이라면 아마도 일주일도 못가서 자폭 하겠지요..
얼마나 이 무모한 도전을 더 할수 있을지 저도 모르겠지만 아직도 제가 알지 못하는 무슨 좋은 방법이 있을거란 생각에 몇번은 더 시도 해 볼 생각입니다.
아 그리고 이번의 버스 출퇴근 시도를 계기로 버스는 다 XE BUYT 인 줄 알았는데, XE BUYT 과 XE KHACH 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네요.XE BUYT 은 우리 나라 버스 개념의 진짜 버스이고, 외곽을 달리는 봉고차. 미니버스 등은 XE KHACH 인데, 이것은 약간의 돈만 있으면 버스 한대 사서 차장 고용하고 노선 개척 해서 다니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회사 있는 곳 까지 XE BUYT 만 들어 와도 좋겠다는 희망이 드네요..
멀어서 죽겠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