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유학생 살인사건에 한인사회 긴장

(하노이=연합뉴스)  권쾌현 특파원 

 지난 4일 하노이의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 불에 탄 채 발견된 하노이 모대학 여학생이 한국 유학생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드러나자 현지 한인사회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으로 시집간 베트남 신부가 남편에게 매를 맞아 사망한 사건에 이어 올초 대구에서 베트남 신부의 자살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베트남 언론의 집중 질타를 받았던 터라 또다시 반한감정을 불러올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베트남은 올초 시작된 경제위기에 대해 한국의 언론과 기업들이 이를 지나치게 부풀리고 있고 지난해 외국인 투자순위 1위였던 한국이 베트남이 어려운 시기에 투자발길을 뚝 끊어 상반기 중 투자순위에서 10위권으로 떨어진데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하노이 주재 한국대사관과 베트남 교민들은 이번 사건이 현지 언론에 보도되면서 확대 재생산될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한국대사관은 9일 사건 현장검증에서 한국 유학생 김모(27)씨의 범행 사실이 확인되자 긴급히 한인회 및 진출기업협의회 등과 대책회의를 갖고 교민과 관광객들에 대한 '베트남 체류시 행동 유의사항'을 당부했다.

   대사관측은 "한국 유학생과 관련된 이번 사건이 일어나서는 안될 안타까운 불의의 사고"라며 "현지 교민과 관광객들은 이 사건과 관련해 현지인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일이 없도록 언행에 각별한 주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한인회와 진출기업협의회는 "현지에 있는 유학생과 청소년들은 당분간 가급적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특히 베트남 젊은이들과 접촉할 때는 주의를 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한인회는 오는 10월3일 개천절 행사와 10월말로 예정된 한인체육대회 등 향후 행사를 할 때 베트남인들을 자극하지 않는 방향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출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