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교민 여러분,

지난 해 제13대 한인회가 출범한 이후 교민사회를 위해 제대로 일을 해보지도 못한 채 어느덧 2년간의 임기를 마무리할 시기가 다가왔습니다. 무엇보다 제13대 한인회장 선거를 통해 많은 교민 여러분께서 저를 믿고 한인회장으로 선출해주셨음에도, 저의 부덕함으로 인해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본의 아니게 우리 교민사회에 많은 상처를 남기게 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돌이켜보면, 우리 교민사회의 화합과 권익보호를 위해 총영사관과 협조하고 교민단체를 아우르는 구심점이 되어야 할 한인회가 총영사관과의 불협화음 및 한인사회 갈등 등의 불미스런 사건들을 겪으며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은 몹시 안타까운 일입니다.  여러분께서 뽑아주신 한인회장으로서 보다 넓은 마음으로 총영사관과의 관계 및 한인사회의 갈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거나 포용하지 못한 것은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

하지만 교민들에 의해 선출된 한인회장이 자기 뜻에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힘과 권력을 앞세워 굴복시키려했던 일부 기득권 인사들도 스스로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한인회는 특정 세력이나 개인을 위한 사적인 모임이 아니라 교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공공단체입니다. 따라서 교민들이 합의한 공동규약인 한인회 정관을 위배하여 자기 뜻을 관철시키려는 행위는 결코 그 정당성이나 효력을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이는 국민이 합의해서 만든 국가의 헌법을 유린하여 쿠데타를 기도하거나 국정을 농단하려는 것과 다름없으므로, 우리가 이를 용인해서도 안될 것입니다.

이제 저와 한인회 이사회는 정관 및 선거관리규정에 따라 제14대 한인회장 선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먼저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해 교민단체의 추천을 받은 위원들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여 독립적으로 선거를 주관하도록 할 것이며, 새로 선출되는 차기 회장에게 한인회 업무를 충실히 인계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 이것이 우리 한인회의 정통성을 유지하면서 분열된 한인회를 정상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또한 저를 한인회장으로 뽑아주신 교민들께 제가 보답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라 사료됩니다.

우리 한인회가 지금의 아픔을 딛고 더욱 성숙한 한인회로 발전할 수 있도록, 새로운 발걸음을 위해 앞으로 진행될 차기 한인회장 선거에 교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 드립니다.

2017년 9월 1일

호치민 한인회장   김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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