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원혼들이여 이제 한 푸소서
한국 예술인들, 양국 수교 15주년 기념해 다낭서 추모제
다낭·후에(베트남)=남승우기자futurist@chosun.com
입력 : 2007.02.04 23:52 / 수정 : 2007.02.05 07:04
"훠어~어어…, 둥둥, 둥!”
2일 오후 베트남 전쟁의 격전지였던 다낭시의 충혼탑에서 한국 예술인들이 당시 숨진 베트남 전몰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행사를 가졌다. 소복(素服)을 차려 입은 이애주(여·60·중요무형문화재 27호 승무 예능보유자) 서울대 교수가 때론 잔잔한 호수 같은, 때론 폭풍처럼 격정적인 몸짓으로 ‘살풀이 춤’을 하는 동안, 베트남 관중은 숨을 죽였다. 춤은 베트남인들이 앞뒤로 잡은 약 30m 길이의 새하얀 삼베를 이 교수가 몸으로 찢어 가르며 달려가는 ‘길닦음’(이승에서 저승으로 넋을 보내주는 의식)과 함께 마무리됐다. 이 교수의 춤사위를 지켜보던 김지하(66) 시인은 “한국의 신바람이 베트남의 원혼과 한을 풀어준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나라음악큰잔치’(위원장 한명희)가 주관하는 ‘한국·베트남 수교 15주년 기념 친선음악회’(2~4일)를 위해 베트남을 찾은 한국 예술인들은 행사 첫날을 베트남전에서 숨진 현지인들 추모제로 시작했다. 추모제는 참석자들의 충혼탑 헌화, 성우 유강진씨의 ‘휴전선을 떠도는 혼령의 노래’(신경림 작) 낭송, 이애주 교수의 살풀이춤, 박병천(인간문화재)옹의 진도씻김굿, 사물놀이 명인 조갑용씨의 ‘비나리(앞길의 행복을 빔)’, 박명숙서울현대무용단의 창작무용 ‘그 하나를 위하여’ 공연 등으로 이어졌다.
추모제 뒤엔 다낭(2~3일)과 후에(4일) 등 베트남 주요 도시에서 한국 전통·현대음악 연주회가 열렸다. 퓨전 국악실내악단 슬기둥, 국악명창 김영임씨, 신세대 국악스타 김용우씨, 창작타악밴드 ‘공명’ 등이 신명 나는 음악을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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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베트남 수교 15주년을 기념하는 친선음악회가 베트남의 주요 도시인 다낭시와 후에시에서 2월2일부터 4일까지 열렸다. 살풀이춤의 대가 이애주 서울대 교수와 인간문화재 박병천 옹, 조갑용 사물놀이패, 김영임 명창, 슬기둥, 공명 등과 함께 김지하 시인, 서지문 고려대 교수 등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 예술, 지성인들이 참여했다. / 출처:남승우 기자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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