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변호사`가 느는 까닭은 [중앙일보]
중국·베트남에 잇따라 현지 사무소 개설
국내 로펌들이 포화 상태인 국내 법률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에서'블루오션'을 잡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 중국.베트남 진출 활발=국내 로펌들의 해외 진출 대상으로 가장 주목받는 나라는 베트남. 국내 기업들이 항만.발전소 건설 등의 대형 사업을 추진 중이다. 10여 개 국내 로펌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법무법인 로고스는 지난해 6월 국내 로펌 중 최초로 호찌민시에 사무소를 냈다. 이곳엔 베트남 법무부로부터 외국법 자문 허가를 따낸 류두현 변호사 등 한국 변호사 2명과 베트남 변호사 3명, 미국 변호사 2명 등 모두 7명의 변호사가 활동 중이다. 로고스 관계자는 "우리 기업에 베트남의 법.제도는 복잡하고 생소하다"며 "현지 사무소를 설립해 베트남 변호사들을 직접 고용해야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평도 지난해 10월 베트남 호찌민시에 J&P라는 현지 로펌을 설립했다. 정평이 지분의 100%를 투자했다. 베트남 최대 로펌인 인베스트 컨설트 그룹과 제휴도 맺었다. 대형 로펌인 율촌도 베트남 진출을 추진 중이다. 율촌은 지난해 12월 베트남 국회의 법률분과위원들을 한국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지평.김&장 등 국내 로펌 6~7곳은 베트남에 대한 시장조사를 마친 상태다. 중국엔 법무법인 광장.대륙.세종 등 5개 로펌이 진출해 있다. 지난해 11월엔 신승남 전 검찰총장과 이용삼 전 국회의원이 각각 고문과 대표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굿모닝코리아가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 사무소를 열었다. 광장의 김재훈 변호사는 "법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진출 국내 기업은 중국에 현지사무소와 인력을 갖춘 로펌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 증가하는 '기러기 변호사'=이들 로펌은 주로 한국 기업의 투자 및 계약 관련 업무를 대행하면서 기업의 리스크(위험)를 줄이는 일을 한다. 한국 기업의 중국.베트남 진출이 늘면서 로펌 해외사무소의 '일감'도 증가하고 있다. 해외 진출 로펌들은 현지화를 위해 한국 변호사를 파견하고 있다. 정평의 김주현 변호사는 1년 넘게 '기러기 아빠' 신세다. 베트남에 파견되면서 가족들을 서울에 남기고 온 것이다. 가족과 함께 베트남으로 이사한 같은 법인의 임재철 변호사도 비슷한 처지다. 그는 지난해 베트남과 서울을 11차례 오가면서 1년 중 절반을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했다. 임 변호사는 "최소한 3년 정도 현지에 파견돼 일을 할 예정"이라며 "현지의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면 일정기간 거주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승현 기자 출처: 중앙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