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시 경찰 마약 범죄 수사과(PC47)의 여성 수사관들은 평소 웃음을 잃지 않고 어찌 보면 아직 수줍음 많이 타는 어린 학생 같은 모습으로 비추어질 수 있다. 그러나 그녀는 잠입 수사를 뒷받침 하는 숨은 공로자이다.
24살의 레 쿠인 (Lệ Quyên)은 홍조 띤 피부에 커다란 둥근 눈, 늘씬한 몸매의 여성 수사관이다. 얼굴은 고등 학생 처럼 해맑은 그녀이지만, PC47의 여성 수사관들 중에서도 손꼽히는 무술 솜씨를 자랑한다."골드·댄스 홀(호찌민시 1구의 디스코)의 출입 검사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 다른 남자 형사가 나를 손님으로 착각하고 계속 뒤쫓아 왔어요. 잠시 후 겨우 수사관이라는 걸 확인해 주었습니다" 라며 웃으며 말했다.
경찰 학교에 들어 가 얼마 후, 쿠인은 바로 마약 수사과에 배속되었다. 고교 시절에 전통 무술 시랫트(동남아에서 보급된 전통 무술, 인도네시어어: Pencak Silat), 복싱, 보비남(베트남 무술:VovinamI)등을 배워 왔던 그가 경찰 학교에서 태권도도 습득했다.
" 가냘픈 여자로 밖에 보이지 않는 그녀지만 그것이 잠입 수사에서는 오히려 무기가 된다. 마약 매매 현장에서는 남성 수사관들은 경계 대상이 된다. 모르는 얼굴이 있으면 곧 인지하니까요. 그런 땐 그녀라면 상대의 경계심을 풀고 비집고 들어갈 수 있어요 " 그녀의 상사는 그런 것들을 가르쳐 주었다.
잠입 수사관으로 일한지 이미 4년으로 어느 사건도 각기 다른 어려움이 있았지만, 그 중에서도 2012년 말 필리핀인에 의한 마약 밀수 루트 적발이 가장 잊기 어려운 사건이다. "4kg 가까운 마약을 베트남에 들여와 체포된 필리핀 여자가 5구의 호텔에서 거래를 할 것이라는 진술를 했기 때문에 이 여자와 함께 거래 현장에서 매복한 것입니다"그녀의 임무는 필리핀 여자의 감시와 함께 마약을 찾으러 온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었다.
이 같은 장면은 여러 차례 경험했지만, 그래도 그녀는 불안을 씻을 수 없었다."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동행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옆방에 엄호 팀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도 긴장감은 감출 수 없었습니다"
만약 상대에게 잡힐 경우 지원이 있어도 동행인이 있다고 가정, 또 범인이 총을 소지하고 있으면 매우 위험하여 다양한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엄호 팀에서는 혹시 용의자가 여행 가방을 빼앗으려 하면 즉시 문을 열라고 명령했다. 호텔 내에는 감시 카메라를 설치, 몇 명의 잠입 수사관이 배치돼 24시간 감시 체제로 그녀의 지원에 나섰다.
긴박한 상황에 밤낮 방에서 대기하느라 "한 잠도 못 잤어요. 오전 3시인가 4시경에 복도에서 발소리가 나 용의자가 왔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누구도 오지 않았습니다" 쿠인은 당시를 생각하며 말했다. 그리고 3일째 되는 밤에 용의자가 나타났다. 상대는 필리핀 여성이었다. 용의자가 여행용 가방을 받는 순간, 쿠인은 용의자를 붙잡고 그와 동시에 옆방에 대기하고 있던 엄호 팀이 달려 왔다.
"무기는 사용하지 않고 엄호 팀과 자신의 힘만을 믿고 있었습니다. 사건이 해결되어 겨우 모두가 미소를 지을 수 있었고 나도 잠을 푹 잘 수 있게 되었습니다만, 모두가 최악의 경우를 상정, 내가 죽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과 싸우며 계속 경계하면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쿠인은 웃는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그녀는 지금 경찰 대학에 다니면서, 호치민시 인문 사회 과학 대학에서 영어를 배우고 있다.
- 발췌 번역 / 정리 - ⓒ 비나한인 http://www.vinahan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