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의 해'인 무자년(음력)을 앞두고 베트남에서 쥐고기의 인기가 상종가를 보이고있다.
한국과 같이 유교사상이 강한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12간지와 절기 등을 따져 음식물을 가려먹는데 무자년이 시작되기도 전에 쥐고기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베트남인들은 쥐를 다른 동물에 비해 곡식을 먹고 사는 깨끗한 동물로 알고 쥐고기를 즐겨 먹고 있으나 농촌에서 잡는 쥐만 먹고 도시의 쥐는 먹지 않는다. 베트남의 쥐는 한국 쥐보다 훨씬 커서 2-3배나 되는 것도 많다.
더구나 최근 베트남과 캄보디아에는 조류인플루엔자(AI)가 기승을 부려 가장 값싸게 구할 수 있었던 닭고기와 오리고기를 못 먹게 되자 사람들은 쥐고기로 이를 대체하고 있다.
이들에게 kg당 5달러가 넘는 돼지고기나 쇠고기는 먹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의 경우 쥐고기 1kg의 가격이 지난해 이맘 때만 해도 1달러선이던 것이 2-3달러로 올랐고 캄보디아에서는 50센트 내외이던 것이 최근에는 1.5달러에서 2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렇게 값이 오르자 베트남 농촌에서는 쥐잡기가 겨울철 농가 부업으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고 하노이, 호찌민 등 대도시에서 쥐고기 식당을 하는 사람들이 매일 아침이면 이를 수집하느라 농촌을 찾고 있다.
하노이 시내에는 여기저기 90년대말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 때 유행했던 쥐고기 식당이 다시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고 농촌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노인들을 모아놓고 쥐고기 접대를 하기도 한다.
쥐고기는 내장과 머리는 잘라내고 살코기와 다리만을 골라 끓여서 먹거나 구워서 먹기도 하지만 개고기와 유사한 방법으로 만들어 먹는 것이 가장 인기가 있다고 한 식당 주인은 말한다.
과거 개고기가 비쌀 때 베트남인들은 쥐고기를 개고기와 비슷한 형태로 요리를 해 먹었다고 한다.
하노이 인근 박닌성에서 쥐를 잡아 파는 레 티 띵 씨는 "매일 100마리 이상의 쥐를 잡아 식당에 팔지만 아직까지 쥐를 먹고 문제가 생겼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말하고 "쥐고기는 옛날부터 베트남의 농부들에게 힘을 내게 해주는 영양식이었다"고 말했다.
khkwon@yna.co.kr (하노이=연합뉴스) 권쾌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