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땅ㆍ주택ㆍ투자 (출처:매일경제)


베트남 부동산시장은 91년 7월 주택을 상품으로 판매하는 것이 허용된 후 급속 한 경제성장과 도시화에 따른 인구 유입으로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섣부른 부동산 투자는 도시계획 등 암초에 걸려 엄청난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

◆성공사례

＝한국에서 하던 사업을 접고 베트남으로 가 사업 아이템을 찾고 있 던 K씨는 현지 컨설팅업체와 손잡고 서민주택 개발사업에 나섰다.

K씨는 우선 호찌민시 서부 서민주거지역인 빈지렁에 가로 4ｍ, 세로 15ｍ 정방 형 땅 60㎡(약 18평)짜리 2필지를 1만8900달러(약 1900만원)에 구입한 뒤 건축 비용 2만7000달러를 들여 2층짜리 서민주택 2채를 지었다.

호찌민시 서민주택지역에서 유행하는 연접주택은 원룸으로 주방과 화장실 외에 특별한 시설이 없다.


용지면적이 곧바로 건축면적(건폐율 100%, 용적률 200%) 으로 마당 없이 설계되며 1층과 2층 콘크리트 바닥에는 비닐장판을 깔면 된다.

벽돌을 쌓고 페인트칠만 하면 별다른 가구 없이 그냥 자는 식이다.

2004년 8월 착공한 서민주택은 11월 완공된 뒤 현지 당 간부와 지역 고위 인사 에게 곧바로 팔았다.

매매 가격은 두 채에 5만8293달러, 총 투자금액은 4만5900달러로 불과 4개월 만에 차익 1만2393달러를 얻었다.

빈지렁 일대는 도시 기반시설인 도로 하수도 등이 새롭게 정비되면서 서민주택 재건축과 신축이 활발히 추진되는 지역이다.




호찌민시 서쪽 지역으로 뎀셈공원 과 인접해 있으며 빈록ㆍ떵따오ㆍ레민쑤언 공단이 잘 정비돼 있어 서민들이 생 활하기에 유리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

중상층이 밀집해 거주하는 지역으로 주로 공무원이 많으며 새집은 현지 고위직 이나 외국인 등에게 쉽게 분양된다.

K씨는 그 지역 특성과 수요를 철저하게 분석했고 이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사업 을 진행해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다.

◆실패사례

＝베트남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 놀러갔다가 베트남 부동산시장에 대 해 소개를 받은 L씨는 한국에 귀국한 뒤 투자자금을 모집했다.

땅값이 뛸 것으 로 생각하고 부동산 투자시 기본인 현장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한국처럼 '묻 지마식' 땅투기를 시도했다가 엄청난 실패를 경험했다.

L씨는 우선 2003년 초 호찌민시 도심지역인 2군 투티엠지역에서 땅 5000㎡(약 1512평)를 샀다.

야자수 나무가 자라고 있는 개발예정지역으로 평당 200만원꼴 인 299만8000달러(약 30억원)를 투자했다.

그런데 이 지역이 갑자기 도시개발계획구역으로 편입되면서 정부가 땅주인에게 보상을 실시하게 됐다.

보상가격은 ㎡당 25달러 정도에 불과한 12만5000달러. L씨는 한순간 욕심 때문에 그냥 앉아서 28억원 이상을 날린 셈이다.

또 L씨는 투자자금을 모두 환치기로 조달했기 때문에 누구에게 하소연도 못하 고 있다.

호찌민시는 투티엠에 국제금융, 관광, 신행정수도, 호텔, 전시장 등이 들어서 는 뉴타운 개발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사업용지가 총 930㏊에 달하며 사업기 간이 2020년까지 총 3단계로 거주 인구 약 24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 계됐다.

호찌민시 최고 상권지역인 1군과 사이공강을 사이에 두고 있어 앞으로 도시 개 발이 완료되면 1군 지역 못지않게 높은 땅값 상승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그러나 L씨처럼 지역에 대한 파악도 제대로 못한 상황에서 구체적인 사업계획 도 세우지 않고 '돈'을 묻어뒀다가는 실패의 '쓴맛'을 볼 수도 있다.

■도움말

＝서용식 MMD 대표 (ceo@joinsmmd.com)

베트남에서는 최근 부동산시장이 수지맞는 사업으로 각광받으면서 주식시장에 상장된 비건설업체도 아파트 시장에 가세해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특 히 정부에서 투자 인센티브를 확보한 국영기업이 적극적으로 부동산시장에 뛰 어들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기 때문에 현지 실정을 제대로 알고 투자하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 쉽다.선 개인에 대해서는 땅ㆍ주택 직접투자를 허용하 지 않는다.

더구나 외국인은 직접 땅을 살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현지 개발업 체 이름을 빌려야 한다. 소유권 등기는 현지 법인 이름으로 하되 투자자는 근 저당설정(공증)을 하는 방법이 있다.

2000년부터 땅값과 집값이 크게 뛰었지만 지역에 따라 가격 차이가 천차만별이 다.

베트남 실정을 전혀 모르면서 한국을 생각하고 개발호재가 있는 땅에 '묻지마 투자'를 하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반드시 공식적인 기관이 내놓은 개발계획인지 등을 현지 사전답사를 통해 확인 해야 한다.

용지 주변 부동산중개업소에 찾아가면 상세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 어 뜻하지 않은 사고를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