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베트남의 교통 수단에 대해서 생각해본다면 가장 먼저 오토바이를 떠올린다. 베트남의 2020년 이전 연평균 오토바이 판매량은 약 300만 대로 인도(2150만 대), 중국(1550만 대), 인도네시아(638만 대)에 이어 세계 4대 오토바이 시장으로 분류되며 아세안 내에서는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오토바이 수요가 매우 높은 국가이다. 베트남 도로교통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등록된 오토바이 숫자는 약 6500만 대 이상으로 베트남의 인구가 9600만 명임을 고려하면 2명당 1대 이상의 오토바이를 소유하고 있어 사실상 인구 절반 이상이 교통 수단으로 오토바이를 이용하고 있다.

2018년까지 증가 추세에 있던 오토바이 판매량은 2019년부터 점차 하락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오토바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절대적인 판매 대수가 감소하였고 경제성장에 따라 자동차 소비가 증가한 것이 판매량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2021년에는 코로나4차 대유행으로 현지 중앙정부의 지역 봉쇄 방역 정책으로 판매 대 수가 급감하기도 했으나 약 250만 대의 판매고를 올려 여전히 오토바이 수요가 높다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베트남 연도별 오토바이 판매량(2016-2022)>

(단위: 대)

[자료: VAMM(베트남오토바이제조사협회), KOTRA 호치민 무역관 종합]

오토바이 등록 대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주차공간

부족한 주차 공간은 베트남의 고질적인 사회문제로 지적된다. 높은 인구 밀집도와 시내 교통량이 가장 많은 호치민시를 예를 들어보자면 평일과 휴일 관계없이 갓길, 인도는 불법주차로 몸살을 앓곤 한다. 호치민시 도로교통국 Tran Quang Lam 국장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호치민시의 주차공간은 250ha(헥타르)로 2013년 중앙정부에 의해 승인된 호치민시 주차공간 계획의 1146ha와 비교해 22%에 불과하다고 KOTRA 호치민 무역관에 전했다. 시정부는 계속되는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BOT, BOO 등 민간자본을 적극 유치해 대규모 주차장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자금 조달 능력이 부족한 시행자 선정, 각종 인허가 지연 문제로 착공도 하지 못한채 프로젝트가 중단 또는 회수 조치되고 있다.

<호치민시 불법주차 상황(좌: 호치민시 1군 중심가, 우: 호치민시 여행자 거리>

[자료: KOTRA 호치민 무역관 촬영]

중단 또는 회수조치된 대표적인 주차장 프로젝트로 2008년 시정부의 승인 하에 동픙그룹(Dong Phuong Group)은 여행자거리 인근에 지하 7층, 지상 3층 높이(5300㎡), 투자금액 3800만 달러의 대규모 주차장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 2022년 하반기까지 완공을 시정부에 약속했으나 투자계획 변경 등 각종 행정절차 문제로 현재까지 첫 삽도 뜨지 못한채 중단돼 있는 상황이다. 2017년에 U.I.S Group이 시행자로 공사를 시작한 시내 레반땀 공원(Le Van Tam) 지하 4층(11,000㎡), 투자금액 7200만 달러 규모 주차장은 시행자의 자금 조달 문제로 여러 차례 공사가 중단되자 2019년 시정부는 프로젝트 인허가를 회수조치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수많은 프로젝트가 제때 완공되지 못하면서 시내 주차난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호치민시 중심지의 중단된 주차장 프로젝트 현황>

[자료: VnExpress, KOTRA 호치민 무역관 재가공]

스마트 주차 플랫폼의 등장,  주차난 대응방안 중 하나

이러한 주차난의 대응 방안으로 여러 신규 사업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연계 주차 관리 시스템을 활용한 플랫폼이 사용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해당 플랫폼은 우리나라의 스마트 주차 애플리케이션 모두의 주차장, 아이파킹 등과 유사한 플랫폼으로 ① 사용자의 인근 주차장 검색, ② 주차요금 비교, ③ 운영시간 확인, ④ 실시간 주차 가능공간 모니터링, ⑤ 주차요금 할인 정보 등을 하나의 어플을 통해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이다. 주차장을 찾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효과적으로 줄여줄 뿐더러 각 사용자들마다 고유의 QR 코드를 발급, 결제 시스템을 전자지갑(E-Pay) 어플과 연동해 입차, 출차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시내 주차난 해결의 키포인트는 인프라 확대가 수반되어야 하겠지만 현재 운영되고 있는 주차공간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등장함으로써 주차난 완화에 기여하고 있다.

<스마트 주차 플랫폼 주차(JUCHA) 구동 화면>

[자료: JUCHA 웹사이트]

시사점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베트남 1인당 국민소득은 3694달러로 나타났다. 타 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국민소득으로 인해 오토바이는 베트남인들에 최적의 이동수단으로 꼽히며, 열악한 대중교통 시스템으로 이동 시 마땅한 대체수단이 없어 개인 오토바이를 이용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넘쳐나는 오토바이 대수만큼 주차공간도 충분히 확보돼야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스마트 주차 플랫폼은 이러한 베트남의 실정과 운전자의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 현지 시장을 공략했고 아직 개척되지 않은 주차 플랫폼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기술의 우수성, 제품의 품질은 베트남 시장 공략을 위해 빼 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그러나 현지 시장의 ‘니즈’, 그들의 ‘트렌드’를 파악해 맞춤형 진출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진출 희망 기업은 이 부분에 중점을 두는 것 또한 필요하다.

자료: 베트남 도로교통부, 호치민시 도로교통국, 베트남오토바이제조사협회(VAMM), VnExpress, JUCHA, KOTRA 호치민 무역관 자료 종합